공정무역 뉴스

2020-03-04 17:18:41

생산자와 여성을 위한 강한 목소리

다가오는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국제공정무역기구는 공정무역 농장과 지역 사회에서 활약을 펼치고 있는 수많은 여성 중 몇몇 인물을 집중 조명하기로 했다. 오늘은 마약과 폭력으로 물들어 있던 페루 북부에서 피신한 후, 공정무역 코코아 생산자 조합 아코파그로 (Acopagro)에서 일하기 위해 귀향한 웬디 로드리게즈 (Wendy Rodriguez)씨를 만나 본다. 

매일 아침 웬디 로드리게즈는 오토바이에 올라타, 딸 조이 (Zoe)와 남편 헤르난 (Hernan)에게 작별 인사를 한 뒤 페루 아마존 우림의 심장부에 위치한 산 마르틴 (San Martin)의 험한 도로를 달린다. 그녀의 일은 20년 동안 생산자들이 스스로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게 지원해온 공정무역 유기농 코코아 조합, 아코파그로의 조합원들을 방문하는 것이다.

조합원 하나 하나를 모두 방문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조합은 후안후이 (Juanjui) 마을에 있지만, 2100명의 조합원들은 숲 속에 살며 지역 전체에 널리 퍼져있기 때문이다. 가끔 한 장소에서 다른 장소로 이동하기 위해 후알라가 (Huallaga) 강을 건너는 모터 보트를 타야만 할 때도 있다. 

하지만 웬디는 어떻게든 조합원들을 찾아간다. 많은 사람들에게 그녀는 조합의 목소리이자 얼굴이다. 힘든 순간에 그들을 위로해주는 것은 그녀이며, 얘기를 들어주고, 조합 생활에 참여하고 목소리를 내라고 격려하는 것도 그녀다. 웬디는 또한 생산자의 요구가 경청되고, 그들에게 권리가 주어지고 있는지 확인하는 책임도 맡고 있다. 그녀는 생산자의 요구 사항을 모아 총회에 전달하고, 총회는 공정무역 프리미엄을 사용해서 이를 충족시킬 수 있는 방법을 검토한다. 공정무역 덕분에 이제 생산자들의 집에 전기가 들어온다. 수도 시설은 아직 희망 사항에 머물러 있고, 그 달성 여부는 공정무역 제품 판매량에 달렸다.

웬디는 공정무역이 들어오기 전 이 지역의 삶이 어떠했는지 괴롭게도 너무나 잘 기억하고 있다: 22년 전 아코파그로의 설립 당시, 이 곳에는 코코아 대신 코카인이 있었다. 생산자 가족들은 불법 마약 거래의 포로이자 폭력과 위협의 피해자였다. 웬디는 말한다: “하루는 저희 집에 민병들이 찾아왔습니다. 저는 아직 아기였고, 어머니께서 비명을 지르시던 것이 기억납니다. 그들은 저의 아버지를 데려갔고, 이후 우리는 아버지가 살해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아버지는 불법 마약 거래 자금이 세탁되고 있던 은행에서 일하고 계셨습니다.”

이 충격적인 경험은, 홀로 두 딸을 키워야만 했던 어머니의 희생과 더불어 웬디에게 깊은 흔적을 남겼다. “어머니 덕분에 저는 교육을 받게 됐습니다. 그 후 저는 가족에게 너무 큰 고통을 가져왔던 후안후이 (Juanjui)를 몇 년간 떠나 있었습니다.”

하지만 얼마 간의 시간이 흐른 후, 웬디는 과거와 마주하기 위해 고향으로 돌아갈 필요성을 느꼈다. 아코파그로와 함께 일하게 되면서 그녀는 폭력에 대응할 수 있는 긍정적 대안이 존재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조합의 생성은 90년대 후반, 코카인 재배지를 유기농 코코아 재배지로 전환하기 위한 UN의 프로젝트 덕분에 가능했던 일이다.

그 후 아코파그로는 많은 발전과 성장을 거쳤다. “우리 코코아가 공정무역 조건으로 거래되면, 조합원들에게 사회 복지와 의료 혜택을 제공할 수 있고, 생산을 위한 기술적 지원도 가능해집니다,” 웬디는 말한다. “작년에는 1600명의 조합원이 시력 검사를 받았고 조합 내 950명의 여성이 자궁암 예방 캠페인에 참여했습니다. 폭력과 마초 문화가 퍼져있는 이런 지역에서, 이들을 위해 우리가 하는 일은 매우 중요합니다.”

공정무역은 여성이 평등하게 농업에 참여하고, 더 나은 임금을 받으며, 스스로의 힘으로 성공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