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무역 뉴스

2020-04-20 16:56:00

바나나의 날: 코로나바이러스에 맞서 #FairtradeTogether를 행동으로 옮기는 콜롬비아 공정무역 영웅들

바나나의 날인 지난 4월 15일, 국제공정무역기구는 콜롬비아 우라바(Urabá) 지역의 공정무역 바나나 생산자를 만났다. 그들은 코로나 바이러스 유행을 막기 위해 ‘함께하는 공정무역’이라는 뜻의 #FairtradeTogether 를 깊이 새기고 있다.


지역사회에 코로나19 진단검사 제공

바나나 회사 16개는 지역 대학이 설립한 코로나19 응급 진단 검사 센터에 55,000달러의 공정무역 프리미엄 기금을 기부하고 있다.

관련 회사 중 하나인 Grupo Agrosiete의 농장 관리자인 카를로스 트루히요(Carlos Trujillo) 씨는 “전국적으로 항공편이 중단되고, 우라바(Urabá)에서 메델린(Medellin)까지 육로로 샘플이 도착하는 데 약 8시간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전체적으로는 “샘플 채취 후, 500km 거리의 메델린으로 가서 분석한 결과가 환자에게 다시 전달되기까지 4~5일 정도가 걸린다”고 말했다.

그는 “검사 결과를 더 빨리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지역 감염 사례를 더 빨리 알 수 있어 바이러스 확산을 방지할 수 있고, 확진자들은 격리되어 더 잘 보호받을 수 있다”며 이 계획으로 인해 상황이 완전히 바뀔 수 있다고 말한다.

새로운 검사 시설은 이 지역의 Universtiy State Business Companies Committee와 협력하고 있고, 공정무역 바나나 생산자들뿐만 아니라, 11개의 지방 정부, 종교 단체, 콜롬비아 열대 의학 연구소 및 사립 CES 대학을 포함한다. 이 컨소시엄은 20만 달러 이상을 모금해야 하는데 공정무역 조합은 이미 4분의 1 이상을 투입했다.

농장 관리자 카를로스 씨는 “바나나 회사들은 새로운 진단 센터를 지원할 뿐만 아니라 우라바 지역의 중환자실용 장비 및 의료 기관용 호흡기 구입에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그에 따르면 바나나 회사들은 지난 몇 주 동안 수입이 없는 가족들에게 바나나, 파인애플 및 기타 식량을 기증했다. 그는 “직원들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존재이고, 직원들을 보호하기 위해 취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세계의 국제공정무역기구 산하 조직들과 함께 바나나 생산자들은 이미 노동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마스크 착용, 손 씻기를 위해 2시간마다 생산 중단, 정기적인 온도 점검, 2m 사회적 거리 유지, 분리 운송 및 붐비는 시간을 피하기 위한 식사 시간 조정 등의 조치가 취해지고 있다. 노동자들은 비누, 물 및 항균 젤을 모두 사용할 수 있다.

카를로스 씨는 “공정무역을 통해 바이러스에 대한 노동자들의 의식을 높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노동자들은 이 싸움에 맞설 각오가 되어 있고 더 많은 정보가 있습니다. 공정무역 조합으로서 우리는 교육을 조직하는 데 익숙합니다. 즉, 노동자들의 가족에게도 다가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거리로 나간 코로나19와의 싸움

펠리페 에체베리 사파타(Felipe Echeverri Zapata) 씨는 “잠을 이룰 수 없는 밤의 연속이어서 새벽 4시 30분에 잠들지 않고 코로나바이러스와 싸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리곤 친구에게 전화해서 함께 계획을 세웠다”고 토로했다.

펠리페 씨는 콜롬비아 우라바에 있는 공정무역 인증 아그로테스(Agrotes SAS) 바나나 농장의 관리자이다. 세계적인 전염병은 이미 제대로 된 생활을 하기 어려운 곳에서 주요한 문제를 유발하고 있다. 하지만 펠리페 씨는 바이러스에 굴복하지 않는다.

그는 “봉쇄된 상황에서 아내, 어린 아들과 함께 있으려면 만델린으로 돌아와야 했다”고 설명했다. “제 동생과 아들은 여전히 농장에 있어요. 농업 노동자들을 이 봉쇄 조치에서 면제됐고, 다행히 우라바에서는 보고된 사례가 단 한 건밖에 없기 때문이죠. 하지만 가장 어려운 점은 사람들이 앞으로 다가올 상황의 심각성을 이해하도록 하는 거예요. 우리 모두가 동시에 병에 걸리면 어떤 의료 시스템도 우리를 돌볼 수 없어요.”

펠리페 씨와 아그로테스 농장 경영진은 이미 버스 이용자 수를 한 번에20명으로 제한하고, 운행 전후에 버스를 소독하고, 마스크를 제공하며,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도록 하는 표지판을 세우는 등 여러 가지 조치를 취했다.

그러나 펠리페 씨는 이것으로 충분하지 않다고 느꼈다. “블랙 시가토카 병(Black Sigatoka disease: 바나나의 병)을 없애기 위해서 바나나 농장에 농약을 살포하는 회사인 칼리마(Calima)의 소유주인 친구 산드라(Sandra)에게 연락했어요. 칼리마는 대형 트럭과 필요한 모든 장비들뿐만 아니라 농약 살포 비행기도 가지고 있거든요. 그리고 아그로테스 농장은 수출 전에 바나나를 씻기 위해 사용하는 소독제의 재고도 있어요. 우리는 함께 상점거리, 병원 입구 및 도시의 다른 공공장소뿐만 아니라 농장 주위의 도로나 인도를 소독할 수 있었어요.”

봉쇄 조치로 인한 이동 제한 때문에 펠리페 씨는 농약 살포 트럭을 해당 지역 주위로 이동시키기 위해 경찰의 허가를 받아야 했다. 그는 “경찰 총경에게 전화해서 우리가 제안한 것을 말했다"며 “2시간 안에 시장실, 소방서와 협의했고, 바리케이드가 들어올려져 농약을 살포했다”고 말했다. 이에 이웃한 지방 정부들이 이 아이디어를 채택하기 시작했다. 펠리페 씨는 “이런 방식으로 모든 사람들이 우라바 사람들을 위한 예방 건강 조치를 수행하기 위해 합심한다”며 이로 인해 스트레스를 줄이고, 사람들로 하여금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고 있음을 알게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코로나 대유행의 영향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소독제보다 더 많은 것이 필요하다. 펠리페 씨는 바나나 생산에 미칠 장기적인 영향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고, 이미 아주 작은 매출액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는 “많은 고객들이 지불을 늦추고 있고, 일부는 가격 인하를 요청했거나 더 적은 수량을 구매하고 있다”고 말한다. “지금까지 우리는 직원들에게 최고 임금을 계속 지불할 수 있었고 여전히 평상시처럼 혜택을 받고 있다”며 “유럽과 아시아의 고객들이 바나나를 계속 구매할 수 있게 되어 노동자들이 고통 받지 않기를 기도한다”고 덧붙였다. 공정무역 프리미엄 기금으로 노동자 24명을 위한 주택 건설과 같은 프로젝트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펠리페 씨의 경우 봉쇄 및 여행 제한 정책으로 인해 추억을 곱씹을 수 있다고 한다. 그는 “거리에 소음이 덜해서 20년 전, 모든 시간이 느리게 흘렀던 때가 생각난다”고 말한다. 일하기 위해 바리케이드를 피하려 일찍 일어나곤 했지만, 위기는 예상치 못한 장점을 가져왔다. 그는 “가족들은 전세계에 흩어져 있고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사촌이 여러 명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오히려 “봉쇄 조치 동안 정기적으로 온라인 채팅을 하면서 아이러니하게 서로를 더 잘 알게 되었다”며 위기 상황을 가족들과 함께 이겨내려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