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2016-12-09 12:10:20

"공정무역, 맛도 좋고 빈곤문제도 해결"

스트라이퍼트 FLO 스웨덴 대표, 부천 공정무역 도시 선포식 참석

 

"공정무역 제품을 쓰는 일은 세계의 빈곤 문제를 줄이고 있다는 기쁨을 줍니다. 맛은 물론 기분까지 좋아져요."

막달레나 스트라이퍼트(39·사진) 국제공정무역기구(FLO) 스웨덴 대표 겸 글로벌 프로젝트 책임자는 지난 5일 부천시청에서 열린 공정무역 도시 선포식에 참석했다. 독일에 본부를 둔 FLO는 세계 75개국 165만명의 농부와 근로자가 참여하는 세계 최대 공정무역 기구다. 동그란 공정무역 마크를 부착한 제품은 커피··바나나·코코아 등 공정무역 재료를 썼다는 것을 의미한다.

/성형주 기자

스웨덴 사회민주당 국회의원과 부대표를 지낸 그는 "복지국가 스웨덴에서도 '공정'은 여전히 유효한 화두"라고 말했다. 9세 때 부모가 이혼해 어머니와 살았다는 스트라이퍼트는 삼남매 중 맏이로 고교 졸업 후 수퍼마켓 계산원이 되려다 고교 선생님의 도움으로 대학에 진학했다. 정치학을 공부하며 정치인의 꿈을 키웠다.

2006년 국회의원에 당선된 그는 "국회 이주위원회에 소속돼 개발도상국을 돌아다니며 공정무역의 힘을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공정무역의 수혜를 받는 곳과 그렇지 않은 제3세계 근로자의 환경은 하늘과 땅 차이였다.

2008년 섭씨 40도가 넘는 날씨의 캄보디아를 찾았을 때다. 50㎡ 남짓한 생산 공장에서 어린이와 성인 50여 명이 나무 책상에 다닥다닥 붙어 고무를 채취하고 있었다. 하루 14시간씩 일하며 일당 1달러를 받는 사람들이었다. "국회의원이랍시고 그 앞에서 근사한 원피스를 입고 서 있던 내가 부끄러웠어요."

하지만 공정무역 생산자로 등록된 아프리카 가나의 바나나 농장은 사뭇 달랐다. "하루 8시간 근무하는 노동자들이 정당한 임금을 받으며 아이들에게 더 나은 삶을 물려주고 있었어요. 첫째를 의사, 둘째를 엔지니어로 키운 어머니의 환한 얼굴을 가나 농장에서 만날 수 있었죠." 두 아이의 어머니가 된 스트라이퍼트는 2013 FLO의 일원이 돼 공정무역을 장려하는 운동가로 변신했다.

이날 행사에서 부천시는 "부천 지역 80여 곳에서 공정무역 제품 판매를 시작해 윤리적 소비 운동을 장려하겠다"고 밝히며 FLO로부터 '공정무역타운(town)' 인증을 받았다. 한국은 공정무역 인증 제품 판매가 빠르게 늘어나는 나라가 됐다. 작년 한국의 공정무역 인증 제품 판매량은 전년 대비 257% 늘어난 1500만유로( 189억원)였다. 스트라이퍼트는 "한국인들이 책임 있는 소비가 주는 기쁨을 알아가는 것 같다"고 했다.


이기문 기자


원문: 조선일보